서 론
토종닭은 개량된 육계에 비해 낮은 생산성을 가지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토종닭 대신 개량된 육계를 산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도축실적(2019년)에 따르면 국내 닭고기 시장에서 토종닭 도계 마리수는 2,800만 수로 국내 닭고기 도계 시장 대비 2.7%의 시장을 차지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세계적으로는 육용종계의 95% 이상을 소수의 3개 기업에서 공급한다고 보고되고 있다(Fuglie et al., 2011).
그러나 소수의 닭 육종 기업이 소수의 닭 집단을 산업적으로 개량하고 활용하면서 닭의 유전적 다양성이 급격한 소실 및 전 세계의 토종닭 종자의 멸실 위험성이 제기되었다 (Pisenti et al., 1999; Blackburn, 2006; Besbes, 2009). 유전적 다양성의 소실은 집단의 근교퇴화부터 종의 멸실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Fernández et al., 2005). 이에, 국립축산과학원은 1992년부터 국내 가금의 종 보존을 위해 전국에 산재한 토종닭을 수집하여 유지 및 관리하고 있다(Sang et al., 2006). 이 중 흑색 재래종토종닭인 L계통은 재래종토종닭 품종 중 흑색 우모를 기준으로 조성된 계통이다. 한국화이트레그혼은 195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에 도입되었으며 1982년부터 축산과학원에서 기초 집단을 조성하여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는 외래토착종으로 F, K계통으로 조성되어 있다. 가금연구소는 흑색 재래종토종닭 L계통과 한국화이트레그혼 F, K계통에 대해 생산성을 높이고 유전자원을 보존하는 목적으로 개량을 하고 있다(Kang et al., 1997; Kim et al., 1998).
토종닭의 유전능력평가 및 효율적인 개량을 위해서 정확한 유전모수 추정이 필요하다. 닭의 성장과 산란능력 관련 유전모수 추정 논문들이 다양하게 보고되었으나(Norris and Ngambi, 2006; Sang et al., 2006; Kamali et al., 2007; Lwelamira et al., 2009; Kim et al., 2010; Niknafs et al., 2012; Choo, 2014), 한국화이트레그혼에 대한 유전모수 추정은 이루어진 바 없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에서 유지․관리해오던 흑색 재래종토종닭 L계통, 한국화이트레그혼 F, K계통에 대한 유전력, 유전상관과 표현형상관을 각 형질별로 추정했으며, 이렇게 추정한 경제형질 별 유전력과 경제형질 간의 유전상관을 통하여 경제형질의 유전적 개량량을 추정하고 선발 지수식을 세우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에서 사용된 자료는 국립축산과학원 가금과에서 보존해오던 흑색 재래종토종닭 L계통과 한국화이트레그혼 F, K계통 암컷의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수집된 산육 및 산란형질 자료 123,905개와 1993년부터 2013년까지 수집된 68,688개의 개체-아비-어미 혈통 자료를 이용하였다. 조사 형질은 아래와 같은 방식에 따라 자료를 수집하였다.
모든 형질에 대해 데이터의 이상치 제거는 사분위수를 이용하였으며, 1사분위수 − 1.5 × 사분위범위(IQR) 미만의 값과 3사분위수 + 1.5 × 사분위범위를 초과한 값을 이상치로 제거하였다.
또한 270일령 산란수가 (270 − 시산일령) × 0.95보다 크거나, (270 − 시산일령) × 0.30보다 작은 산란수와 그와 대응되는 시산일령 자료는 이상치로 제거하였다.
흑색 재래종토종닭 L계통과 한국화이트레그혼 F, K계통의 경제형질에 대한 유전모수와 육종가를 추정하기 위하여 다형질 개체 모형을 이용하였으며, 아래 모형을 통해 계통 별로 각각 분석되었다.
여기서, yijk는 i번째 형질, j번째 수준, k번째 개체의 관측치, CGij는 i번째 형질, 년도와 부화회추를 합한 “년도별 부화된 순서”의 j수준의 효과로 설정하였고, aik는 i번째 형질의 k번째 개체의 임의 상가적 유전효과, eijk는 i번째 형질, j번째 수준, k번째 개체의 임의 잔자효과이다.
유전모수와 표준오차는 AIREMLF90 ver. 1.144(Misztal et al., 2002)과 R v3.5.2(Team, 2013)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추정하였으며, 추정된 분산성분을 이용하여 상가적 유전 효과에 대한 유전력은 다음과 같이 구한다.
여기서, h2은 유전력, σa2는 상가적 유전분산, σe2는 환경 효과 및 비상가적 유전효과에 의한 분산을 나타내었다. 또한, 측정된 형질 간의 유전상관과 표현형상관은 다음과 같이 구하였다.
여기서, 는 i, j형질 간 유전상관, 은 i, j형질 간 유전공분산, 은 i번째 형질의 상가적 유전분산, 은 j번째 형질의 상가적 유전분산, 은 i, j형질 간 표현형 상관, 은 i, j형질의 표현형 공분산, 는 i번째 형질의 표현형 분산, 는 j번째 형질의 표현형 분산이다.
결과 및 고찰
본 연구에서 이용한 산육과 산란형질들의 기초통계량을 Table 1에 제시하였다.
150일령 체중은 L, F, K계통에서 1,714 g, 1,409 g, 1,363 g으로 재래종토종닭 품종인 L계통이 화이트레그혼 품종인 F, K계통보다 300 g 정도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L계통의 150일령 체중의 변이계수(CV)가 17.4%로 나타났으며, 이는 화이트레그혼 품종인 F, K의 변이계수인 11.1%, 11.2%보다 높게 나타냈다. 흑색 재래종토종닭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개량되지 않고 단순히 수집된 집단인 반면, 화이트레그혼 품종의 경우 외국에서 산란 능력을 위주로 개량되어 왔기 때문에 체중이 더 균일한 것으로 사료된다. 270일 체중은 L, F, K계통에서 각각 2,032 g, 1,599 g, 1,560 g으로 나타났으며, F, K계통과 비교하여 L계통에서 체중과 변이계수가 높은 것이 150일 체중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시산일령은 L, F, K계통에서 153일, 140일, 144일로 화이트레그혼 품종이 재래종토종닭 품종에 비해 시산일령이 빠른 것으로 보이며, 변이계수는 각각 10.7, 8.1, 8.3으로 흑색 재래종토종닭에서 시산일령의 변이계수가 크게 나타났다.
처음 낳은 달걀의 중량인 시산 난중은 L, F, K계통에서 각각 37 g, 38 g, 39 g으로 거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변이계수는 각각 11.9, 9.9, 9.4로 나타났다.
270령일 난중은 L, F, K계통에서 각각 54 g, 63 g, 61 g으로 화이트레그혼 품종인 F, K계통에서 L계통보다 7~9 g 높은 난중을 나타냈다. 270일령까지 산란수는 L, F, K계통에서 각각 76개, 100개, 99개로 화이트레그혼 품종인 F, K가 L계통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70일까지 산란수의 변이계수는 18.6~26.8%로 다른 형질 중에서 가장 높은 변이계수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재래종토종닭 품종인 L계통은 한국화이트레그혼 F, K계통에 비해 150일과 270일 체중이 무겁게 나타났으며, F, K계통은 L계통에 비해 시산난중을 제외한 산란형질에서 높은 산란능력을 보였고, F, K계통 간 경제형질의 능력은 차이가 없었다. 또한, 화이트레그혼 품종인 F, K계통에서 L계통보다 모든 형질에서 낮은 변이계수를 보여 높은 균일도를 나타냈다.
Table 2는 L, F, K계통 경제형질의 표현형, 유전분산 성분 값들과 유전력을 제시하였다.
150일령 체중의 유전력을 살펴보면 L, F, K계통에서 각각 0.48, 0.52, 0.50으로 선행연구와 마찬가지로 고도의 유전력을 나타났다. 한국 토종닭을 이용한 선행 연구에서 보고된 150일령 체중의 유전력을 보면 Sang et al.(2006)의 보고에서는 적갈색, 황갈색, 회갈색, 흑색, 백색 재래종토종닭 계통에서 각각 0.39, 0.43, 0.38, 0.52, 0.57, Kim et al.(2010)의 보고에서는 흑색, 적갈색, 황갈색 재래종토종닭 계통에서 각각 0.50, 0.41, 0.52, Choo(2014)의 보고에서는 0.38~0.68로 재래종토종닭 품종의 150일령 체중을 중도에서 고도의 유전력으로 보고하였다. Lwelamira et al.(2009)은 Tanzania native chicken 집단의 20주령 체중 유전력을 본 연구와 비슷한 0.45로 보고하였고, Norris and Ngambi(2006)는 South Africa native chicken 집단의 21주령 체중에서 0.22의 유전력을 보고하여 본 연구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270령일 체중의 유전력은 L, F, K계통에서 각각 0.56, 0.57, 0.56으로 추정되었으며, 150일령 체중과 마찬가지로 모든 계통에서 고도의 유전력을 보였다. 선행된 270일령 체중의 유전력 관련 연구 결과에 따르면, Sang et al.(2006)의 보고에서는 적갈색, 황갈색, 회갈색, 흑색, 백색 계통에서 각각 0.43, 0.51, 0.30, 0.52, 0.67로 중도에서 고도의 유전력을 나타냈으며, Kim et al.(2010)은 0.43~0.54로, Choo(2014)는 0.41~0.72의 중도에서 고도의 유전력을 보고하였다.
시산일령의 유전력은 L, F, K계통에서 각각 0.45, 0.39, 0.31로 추정되어 중도에서 고도의 유전력을 보였다. 선행된 연구의 유전력을 살펴보면, 한국 토종닭을 이용하여 추정된 유전력에서 Kim et al.(2010)은 흑색, 적갈색, 황갈색 재래종토종닭에서 0.32, 0.42, 0.40으로 중도의 유전력이라 보고하였고, Choo(2014)는 재래종토종닭 8계통에서 0.24~0.52로 중도에서 고도의 유전력이라 보고하였다. Sang et al.(2006)은 1995~2001년 동안 적갈색, 황갈색, 회갈색, 흑색, 백색 재래종토종닭에서 각각 0.24, 0.27, 0.12, 0.32, 0.18로 본 연구나 다른 연구결과에 비해 조금 낮은 수치를 보고하였다. 또한, Niknafs et al.(2012)은 Nazandaran native chicken 집단에서 시산일령의 유전력을 0.36으로 보고하였으며, Lwelamira et al.(2009)은 Tanzania native chicken 집단의 시산일령 유전력을 0.42로 본 연구 결과와 비슷한 중도에서 고도의 유전력이라 보고하였다.
시산난중은 L, F, K계통별로 각각 0.15, 0.16, 0.15의 저도의 유전력을 보였다. 선행된 재래종토종닭의 시산난중의 유전력을 살펴보면 Sang et al.(2006)은 한국 적갈색, 황갈색, 회갈색, 흑색, 백색 재래종토종닭 계통에서 각각 0.08, 0.13, 0.07, 0.06, 0.07로 0.06~0.13의 저도의 유전력을 보고하였으며, Kim et al.(2010)은 흑색, 적갈색, 황갈색 재래종토종닭 계통에 대하여 각각 0.31, 0.19, 0.24의 유전력을 보고하였고, Choo(2014)도 0.14~0.21로 저도에서 중도의 유전력으로 보고하였다. Niknafs et al.(2012)은 Nazandaran native chicken 집단에 대해 시산난중의 유전력을 본 연구와 비슷한 0.17로 보고하였다.
270일령 난중의 유전력은 L, F, K계통 각각 0.58, 0.55, 0.59로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한 고도의 유전력을 나타내고 있다.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Sang et al.(2006)은 적갈색, 황갈색, 회갈색, 흑색, 백색 재래종토종닭 계통에서 각각 0.37, 0.43, 0.22, 0.34, 0.41로 중도에서 고도의 유전력으로 보고하였으며, Kim et al.(2010)은 0.44~0.51 유전력을 보고하였으며, Choo(2014)는 0.49~0.66으로 고도의 유전력으로 보고했다. 또한, Niknafs et al.(2012)은 28주령, 30주령, 32주령의 난중에 대해 각각 0.32, 0.41, 0.43으로 중도에서 고도의 유전력을 보고하였다.
270일령까지 산란수의 유전력은 L, F, K계통 각각 0.22, 0.21, 0.20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270일령 산란수의 유전력은 Sang et al.(2006)은 0.20~0.37, Kim et al. (2010)은 0.66~0.76, Choo(2014)는 0.21~0.48로 중도에서 고도의 유전력을 보였다.
L, F, K계통의 경제 형질 간 유전 및 표현형 상관계수를 각각 Table 3에 제시하였다.
시산일령과 270일령까지 산란수의 유전 및 표현형 상관계수는 L, F, K계통에서 각각 −0.63, −0.73, −0.69와 −0.46, −0.42, −0.48로 높게 나타났는데, 시산일령이 빠를수록 산란 기간이 늘어나면서 산란수가 증가한 것으로 사료된다. 시산일령과 150일령 및 270일령 체중의 유전 상관은 L, F, K계통에서 각각 0.11, 0.17, 0.05와 0.14, 0.13, 0.15로 정의 유전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표현형 상관은 −0.02, 0.04, −0.04와 0.08, 0.06, 0.10으로 정과 부의 표현형 상관 관계 모두 나타냈으며, 모든 계통에서 0.1 이하의 낮은 표현형 상관을 나타났다. 또한, 270일령까지 산란수와 150일령, 270일령 체중 및 270일령 난중의 유전 상관은 L계통에서 −0.16, −0.14, −0.24, F계통에서 −0.10, −0.08, −0.45, K계통에서 0.01, −0.03, −0.42로 각각 나타나 대체적으로 부의 유전 상관을 보였으며, 특히 산란수와 난중과의 부의 유전상관이 크게 나타났다. 표현형 상관은 L계통에서 −0.08, −0.13, −0.13, F계통에서 0.02, 0.03, −0.11, K계통에서 0.07, 0.04, −0.15로 상관 관계는 거의 없거나 부의 표현형 상관을 보였다. 270일령 난중과 150, 270일령 체중의 유전 상관은 L, F, K계통에서 각각 0.49, 0.47, 0.39와 0.45, 0.46, 0.36으로 정의 유전 상관을 보였으며, 표현형 상관은 0.33, 0.32, 0.29와 0.37, 0.37, 0.34로 나타났다. 270일령 난중과 시산난중은 L, F, K계통에서 각각 0.73, 0.66, 0.50의 유전 상관과 0.32, 0.23, 0.21의 표현형 상관을 나타냈으며, 유전 상관이 표현형 상관보다 높았고, 모두 정의 상관을 보였다. 이는 270일령 난중이 큰 개체일수록 체중과 시산난중이 무거운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사료된다.
시산난중과 150일령 및 270일령 체중의 상관 관계는 L, F, K계통에서 각각 0.39, 0.22, 0.25의 유전 상관과 0.37, 0.25, 0.22의 표현형 상관으로 모두 정의 상관을 보였으며, 시산난중과 시산일령은 L, F, K계통에서 각각 0.66, 0.67, 0.48의 유전 상관과 0.39, 0.33, 0.27의 표현형 상관으로 모두 정의 상관을 보였다. 즉, 시산난중이 무거운 개체일수록 체중이 무거우며 시산일령이 늦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리고 150일령과 270일령 체중 간 유전 상관은 L, F, K계통에서 각각 0.91, 0.91, 0.90으로 나타났고, 표현형 상관은 0.72, 0.67, 0.68로 나타나 모두 높은 정의 상관을 보였으며, 표현형 상관보다 유전 상관이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