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소비자의 계육 선호도 측면은 물론 고속 성장 육계에 대한 동물 복지 관점에서의 논란으로 저속 성장 육계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저속 성장 육계에 대한 바람직한 사료 에너지 수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제까지 외국의 저속성장 육계에 대한 연구를 보면(Fanatico et al., 2008; Batkowska et al., 2015), 사료 에너지 함량을 낮춘 사료를 급여할 때 사료섭취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증체량도 증가한 반면, 고속 성장종에서는 섭취량은 증가하였으나 증체량 증가폭이 크지 않아 결국 사료 요구율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많은 품종의 경우 그렇지 않은 품종에 비하여 사료 효율이 낮고, 증체량도 적다는 연구(Wang et al., 2009)도 발표된 바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육계의 성장 속도나 활동량의 차이에 따라 사료 에너지에 대한 최적 수준이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협 3호 육계는 저속 성장 육계로서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높은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협 3호에 대한 사료 에너지 최적 수준에 대해서는 아직 체계적으로 연구된 바 없다.
또한 육계의 성장 속도는 암·수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Dozier et al., 2011). 따라서 사료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정밀사양을 시행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암·수 구분 사육이 필요하다. 특히 비교적 장기간 사육하게 될 경우 암·수 간 사료 에너지 요구량에서의 차이가 미칠 수 있는 충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비교적 장기간 사육해야 하는 저속 성장 육계의 암·수 별 에너지 요구량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사육기간이 길수록 깔짚이 성장이나 육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도 증가하고 그 영향 정도도 커지게 된다. 실제 깔짚의 종류가 육계의 발바닥 피부 질환(foot pad dermatitis) 발생 정도에 영향을 미치며(Bjedov et al., 2013), 아울러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Bilgili et al., 2009)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우리나라는 깔짚으로 왕겨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 일부 톱밥이나 모래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깔짚이 육계의 성장이나 육질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진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우리나라에 이미 상용화된 저속 성장 종인 한협 3호 육계의 암·수를 대상으로 각각 사료 에너지 수준과 깔짚의 종류를 달리하여 이들이 성장, 영양소 이용률, 육질, 발바닥 지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하여 시행되었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는 강원대학교 동물실험윤리위원회(Institutional Animal Care and Use Committee, Kangwon National University, Korea) 규정에 따라 수행되었다.
동물복지 기준에 맞추어 사육하는 한국형 실용 저속 성장 육계(한협 3호, 일명 토종닭) 사료의 에너지 수준과 깔짚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시험 동물로 한협 3호 병아리 848수(수컷 400수, 암컷 448수)를 배치하여 10일령까지 적응시킨 후, 11일령부터 75일령까지 총 65일간 사양시험을 실시하였다. 사료의 에너지 수준은 사료 kg 당 대사에너지(ME)에서 150 kcal 차이를 두어, 고(high)와 저(low) 에너지로 두 수준을 설계하고, 깔짚 종류(왕겨, 톱밥)에 따라 두 처리를 두고, 여기에 각각 암·수별로 구분하여, 결과적으로 2 × 2 × 2 로 요인 배치로 총 8 처리를 두었다. 각 처리당 반복은 평사 계사의 한 pen(칸, 230 × 150 × 60 cm)으로 하였으며, 각 처리 당 4 반복씩 총 32 pen을 두었다. 이 때 한 pen당 출하 시점 체중(kg)기준 사육밀도(kg/m2)에서 암·수 간 차이가 없도록, 수 병아리는 25수, 암 병아리는 28수를 완전임의 배치하였다. 본 시험에서 왕겨(rice husk)는 도정 후 2개월 이내의 것을, 톱밥(saw dust)은 제재 후 2개월 이내의 참나무 톱밥을 사용하였다. 모든 깔짚은 사양시험 시작 시점에 약 5 cm 두께로 깔아 주었고, 사육 40일령 시점에 약 5 cm 두께를 유지하도록 추가하였다. 시험 사료는 총 65일 사육 기간을 두 단계로(11∼40 일령, 41∼75 일령) 나누어 제조하였다. 사료의 에너지 함량은 각 단계별로 사료 kg 당 대사에너지(Metabolizable Energy) 함량에서 150 kcal 차이가 나도록 고(high)수준과 저(low)수준을 두었다. 각 시험 사료의 배합율과 영양소 함량은 Table 1과 같으며, 모든 사료는 크럼블(crumble) 형태로 제조하였다. 각 pen에는 10수당 1개 이상의 급수 니플(nipple)을 설치하였으며, 전 사양시험 기간 중 사료와 물은 자유롭게 섭취토록 하였다. 점등은 16L/8D로, 조도는 15 lux가 되도록 관리하였다.
1 The vitamin(Vit) premix contains the followings per kg of diet: vit.A, 18.000IU; vit.D3, 4.500 IU; vit.E, 31.5 IU; menadione (K3), 3.6 mg; thiamin (B1), 1.8 mg riboflavin (B2), 4.8 mg; pyridoxine (B6), 3.6 mg; cobalamin (B12), 0.03 mg; niacin (B3), 22.5 mg; panthothenic acid (B5), 15 mg; folic acid (B9), 0.45 mg.
사육 성적은 사료에너지의 수준별, 깔짚의 종류별, 암·수별로 측정하였다. 시험 개시일(11일령), 30일, 45일, 60일 및 75일령에 체중과 각 기간 중 사료 급여량과 잔량을 측정하여 증체량(body weight gain; BWG)과 사료섭취량(feed intake; FI)을 산출하였다. 또한 각 기간별 사료 섭취량을 증체량으로 나누어 사료요구율(F/G)을 계산하였다.
사양 시험 종료 후 각 처리구의 평균 체중에 해당하는 한협 3호 육계 총 48수를 선발하여, 처리 당 3반복, 반복 당 2수씩 배치한 후, 전분채취법(total collection method)으로 영양소 이용률을 평가하였다. 적응 기간을 거친 후 3일간 매일 분을 채취하여 총량을 60℃ 건조기에서 72시간 건조시킨 다음 무게를 잰 후 분쇄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각 영양소의 이용률은 기간 중 급여한 사료의 영양소량에서 분 중 영양소량을 뺀 값과 급여한 사료 내 영양소량의 비율(%)로 나타내었다.
사양시험 종료 후 각 처리구별 평균 체중에 가까운 개체를 4수씩, 총 24수를 선발하여 도계하였다. 도계한 각 개체로부터 다리육과 가슴육 시료를 채취하여 계육의 성분을 분석하였다. 또한 다리육 일부를 4℃에 10일간 냉장 저장 후, TBARS(Thiobarbituric acid reactive substances)를 분석하였다. TBARS 분석은 Botsoglou et al.(1994)의 방법을 이용하여 실시하였다. 또한 Chromameter(Model CR-410, Minolta Co., Japan)를 사용하여 채취한 가슴육의 육색을 다음과 같이 측정하였다. 가슴육 시료를 평평하게 펼친 다음, 육색(L*=명도, a*=적색도, b*=황색도)을 측정하였으며, 이때 표준색판의 값은 L*=88.6, a*=0.893, b*=0.754이었다. 가슴육의 색도는 각 시료 당 5회 측정한 값의 평균치로 나타내었다.
시험 사료, 소화시험 분, 다리육과 가슴육의 일반성분과 Ca 및 P 함량은 AOAC(2007)방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채취한 다리육과 가슴육 시료를 600℃에서 5시간 이상 회화 후 염산(1:1) 10 mL를 가하여 서서히 가온하며 용해하여 Whatman No 6 여과지로 여과한 후, 증류수로 일정량을 맞춰 Ca과 P 함량 분석에 사용하였다. 이 후 Ca은 EDTA 용액을 이용한 적정 방법으로, P은 molybdovanadate reagent로 처리한 후 470 nm에서 흡광도 분석법으로 측정하였다.
사양시험 종료 직후 각 처리별로 10수씩을 무작위로 선발하여 foot pad score를 시각관찰에 의하여 평가하였다. 이때 foot pad score 배점 기준으로 Dowsland(2008)의 자료를 활용하였다. 즉, 발바닥에 상처가 없거나 아주 경미한 변색, 가벼운 각화증 정도만 있는 경우 0점, 발바닥에 변색이나 표피상의 출혈 또는 검은색 돌기가 관찰되면 1점, 발바닥에 궤양, 피부병, 출혈, 부어오름 등이 관찰되면 2점을 부여하였다. 각 처리별로 총 10수의 합계 점수를 10수로 나누어 평균 foot pad score를 산출하였다.
각 항목별 측정치의 평균값에 대한 통계분석은 SAS(2004) 9.1 통계패키지의 GLM procedure를 이용하였다. 분산분석을 통하여 사료에너지수준 간 깔짚 종류별, 성별 그리고 각 요인 간 상호 작용에 대한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그리고 유의성이 인정된 값에 대하여 Duncan의 방법으로 다중 비교하여 유의성 유무를 표기하였다.
결과 및 고찰
사료의 대사에너지 수준과 깔짚의 종류에 따른 한협 3호 육계의 암·수 별 증체량은 Table 2와 같다. 우선 암·수 별로 각 기간 증체량을 비교하여 보면 26∼40일령 기간을 제외한(P>0.05) 모든 기간에서 암컷에 비하여 수컷의 증체량이 높은(P<0.0001)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간별로 암·수 간 증체량의 격차를 비교하여 보면 41∼55일령 기간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타났고, 그 다음은 56∼75일령 기간이었다. 본 시험에서 11∼25일령 기간에도 암·수 증체량에 통계적으로는 차이가 있었으나, 실제 그 양은 크지 않았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한협 3호의 경우 41일령부터 본격적인 증체가 이루어지며, 56일 이후에는 증체 정도가 서서히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속 성장 육계에서 43∼56일령 기간 중체 폭이 가장 높았다는 결과(Carrasco et al., 2014)와 유사하다. 이들의 연구에서 최대 성장 시점은 수컷은 51일 령, 암컷은 40일령이었는데, 본 연구에 따르면 한협 3호의 최대 성장 시점도 56일 직전일 것으로 추정된다.
사료의 에너지 수준에 따른 증체량을 비교하여 보면, 26∼40일령과 56∼70일령 기간 모두 사료에너지 수준 간 증체량에 유의적인 차이가 있었으나, 기간별로 다른 유형의 차이가 나타났다. 즉, 26∼40일령 기간에는 고 에너지 사료구에서 증체량이 높았으나(P<0.0001), 56∼70일령 기간에서는 저 에너지 사료구에서 증체량이 높았다(P<0.05). 따라서 전 기간 총 증체량에서는 사료에너지 수준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성장 속도가 낮은 경우 사료에너지 수준에 따른 증체량의 차이는 없었다는 연구(Carrasco et al., 2014; Pauwels et al., 2015)와 동일한 결과이다. 그러나 에너지 수준에 따른 증체량에서 암·수 간 차이가 있었다. 수컷의 경우, 고 에너지 사료구에서 증체량이 높았던(P<0.05) 반면, 암컷의 경우에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사료 ME 함량이 높아질수록 수컷의 증체량은 비례하여 증가한 반면, 암컷의 증체량에서는 차이가 없었다는 일반 브로일러를 대상으로 한 결과(Dozier et al., 2011)와 유사하다. 암컷의 경우, 증체 후기로 갈수록 증체를 위한 영양소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본 연구에서 무제한 급이를 하였음에도 암·수 간 사료 섭취량(Table 3)에 차이가 나타났다.
깔짚의 종류도 증체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25일령에서는 톱밥보다 왕겨를 깔짚으로 사용한 구에서 증체량이 높았다(P<0.05). 그러나 전 기간 증체량에서는 왕겨에 비하여 오히려 톱밥 처리구에서 높았는데(P<0.05), 이는 타 연구(Toghyani et al., 2010) 결과와 유사하다. 그러나 고속 성장 육계에서 대패밥에 비하여 왕겨를 깔짚으로 사용하였을 때 증체량이 높았다(Huang et al., 2009)는 연구와는 달랐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에서 초기 1주간 증체량이 왕겨구에서 가장 높았는데, 본 연구에서도 초기 2주까지의 증체량은 왕겨구에서 가장 높았다. 이러한 결과들은 깔짚의 종류가 육계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며, 아울러 깔짚의 영향이 육계의 성장 일령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Table 3은 사양 시험 기간 중 각 성장 시기 별 사료섭취량을 나타낸 것이다. 우선 암·수 간 비교해 본 결과, 전 기간 모두 수컷의 섭취량이 암컷에 비하여 높은(P<0.01)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결과는 저속 성장 육계(Carrasco et al., 2014)나 고속 성장 육계(Dozier et al., 2011)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깔짚의 종류는 사료 섭취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다만 41∼55일 기간 수컷의 사료섭취량에서 왕겨구의 섭취량이 톱밥구에 비하여 높은 경향(P=0.065)을 보여주었다. 사료 에너지 수준 간 비교해 보면, 각각 10∼25일 기간과 56∼70일 기간에, 고 에너지 사료에 비하여 저 에너지 사료의 섭취량이 많았는데(P<0.05), 이는 앞의 저성장 육계 연구(Carrasco et al., 2014)의 결과와 동일하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암컷의 섭취량에서는 에너지 수준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사양기간 전체의 사료섭취량을 보면, 체 성장 기간이 긴 수컷의 경우 고 에너지 사료의 섭취량이 높았고(P<0.05), 암컷의 경우 저 에너지 사료의 섭취량이 높았다(P<0.05). 실제 성별과 사료에너지 간 상호 작용이 나타났는데(P<0.05), 이는 기존의 연구(Carrasco et al., 2014)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또한 56∼75일령 기간에는 사료 에너지 수준이 왕겨구의 사료섭취량에 영향을 미친 반면, 톱밥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수컷 고속 성장 육계에서 사료 내 AME 수준이 낮을 때 사료 섭취량이 감소했다는 결과(Infante-Rodríguez et al., 2016)와 일부 유사하나, 사료 에너지 수준을 더욱 높인 경우에는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였다는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저속 성장 암컷의 경우 사료 에너지 함량을 낮추어 주었을 때 사료섭취량이 증가하였다(Fanatico et al., 2008)는 결과와는 동일하다. 따라서 한협 3호 육계의 사료 에너지 수준을 설계할 때, 암컷과 수컷의 각 시기별 성장 속도에 정밀하게 맞추어 설계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료의 에너지 수준 그리고 깔짚의 차이에 따른 한협 3호 육계의 암·수 별 사료요구율은 Table 4와 같다. 우선 대부분의 성장 시기는 물론 전 기간의 사료요구율 모두 암·수간에 차이가 없었으며, 단지 26∼40일령 기간 사료요구율만 암컷에 비해 수컷이 높았다(P<0.05). 사료의 에너지 수준에 따라 사료요구율에 차이가 나타났는데, 10∼25일과 26∼40일 기간에 암·수 상관없이 모두 저 에너지 사료구의 사료요구율이 높았다(P<0.05). 이는 사료의 에너지 수준이 낮아질수록 사료요구율이 높아졌다는 연구(Dozier et al., 2011)처럼 예상되었던 결과이다. 그러나 40일령 이후 사료요구율은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저속 성장종이 고 에너지 사료를 섭취할 경우 영양소 과잉 상태가 되어 사료요구율을 높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깔짚의 차이도 사료요구율에 영향을 미쳤는데, 왕겨에 비하여 톱밥을 깔짚으로 사용한 경우 각각 41∼55일 기간과 전 기간의 사료요구율이 낮았다(P<0.01). 이는 톱밥에 비하여 왕겨구에서 사료요구율이 낮았다(Huang et al., 2009)는 보고와는 차이가 있으나, 반대로 높았다(Mahmoud et al., 2014)는 보고와는 유사하다. 왕겨를 깔짚으로 사용할 때, 이처럼 다양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왕겨의 영양소 함량과 섭식 정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어린 병아리에서 왕겨의 섭식이 보고된 바 있다(Toghyani et al., 2010). 따라서 섭식한 왕겨의 지방이나 전분 함량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데, 만약 지방이나 전분이 거의 없는 왕겨를 상당 수준 섭식했다면 사료요구율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톱밥구의 사료요구율도 톱밥의 섭식 여부와 그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톱밥은 섭식하지 않고, 영양소 함량이 낮은 왕겨만 섭식했다면, 상대적으로 톱밥구의 사료요구율은 낮아지게 될 것이다. 또한 소량의 톱밥만 섭식했다면 톱밥이 닭의 물리적 소화에 기여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다량 섭식했다면 톱밥의 주성분인 리그닌과 셀룰로오스가 영양소의 이용을 저해하여 사료요구율은 높아졌을 것이다.
한협 3호 육계 암·수 별로 사료의 영양소 이용률을 측정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우선 암·수 간 영양소 이용률을 비교해 보면, 조단백질, 조회분, 총 탄수화물 이용률은 수컷이 높았고(P<0.05), 건물 이용률도 수컷이 높은 경향(P=0.063)을 보였다. 그러나 지방의 이용률에서는 암·수 간 차이가 없었다. 이는 70일령 저성장 육계에서 암·수간 단백질 축적률에서는 차이가 있었으나, 지방 축적률에서는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Carrasco et al., 2014)와 유사한 결과이다. 한편, 저 에너지 사료와 고 에너지 사료를 비교한 결과, 사료에너지 수준에 따른 영양소 이용률의 차이는 없었다. 다만 지방의 이용률만 저 에너지 사료구가 고 에너지 사료에 비하여 높았다(P<0.001). 이는 저 에너지 사료를 급여할 경우 사료섭취량이 증가하여 필요한 에너지를 수급할 수 있으므로(Dozier et al., 2011) 사료의 이용율에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단지 단백질의 이용률에서만 성별과 사료에너지 간의 상관 작용이 나타났는데(P<0.05), 암컷에서는 고 에너지 사료에서, 수컷에서는 저 에너지 사료에서 조단백질 이용률이 높았다. 이는 저 에너지 사료의 섭취량이 증가할 경우 단백질 공급이 과다하여 이용률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성별과 깔짚, 사료 에너지 수준이 육색과 계육의 TBARS에 미치는 영향을 Table 6에 나타내었다. 암·수 간 육색을 비교해 보면, 명도(L*)와 황색도(b*)는 모두 수컷에서 낮았으나(P<0.05), 적색도(a*)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사료 에너지 수준 간 육색을 비교해 보면 암·수에 상관없이 고 에너지 구에서 명도는 낮게(P<0.05), 황색도는 높게(P<0.05) 나타났다. 본 한협 3호 계육의 육색도 수치는 타 저속 성장 육계의 육색도 수치(Batkowska et al., 2015)와 비교할 때 황색도는 비슷하였으나 명도와 적색도는 낮았다. 이 결과로 보면, 한협 3호는 다른 저속 성장종에 비하여 적색도는 낮고 명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밝은 육색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계육의 항산화 지표인 TBARS 값(Table 6)을 보면, 저장 1일차까지는 깔짚과 사료에너지 수준이 TBARS 값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면, 왕겨구와 고 에너지구의 TBARS 수치가 각각 깔짚구와 저 에너지구에 비하여 낮았다(P<0.05). 그러나 저장 4일 시점에는 Table 6에 나타내지는 않았으나 그러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저장 12일차에는 깔짚이나 사료에너지 수준에 따른 TBARS 값의 차이는 없었으나, 암수에 의한 차이는 나타났다. 즉, 암컷 계육의 TBARS 수치가 수컷에 비하여 높게(P<0.05) 나타났다. 이는 암컷 계육의 지방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아(Table 7) 산패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았던 것(Reitznerová et al., 2017)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깔짚 그리고 사료 에너지 수준에 따른 저속 성장 육계에 대한 암·수별 가슴육과 다리육의 일반성분 함량을 Table 7에 나타내었다. 본 연구에서 암컷 가슴육(breast)의 조지방 함량이 수컷보다 높게(P<0.01) 나타났는데, 이는 모두 수컷에 비하여 암컷 도체의 지방 함량이 높았던 고속 성장 육계(Dozier et al., 2011)와 저속 성장 육계(Carrasco et al., 2014)의 결과와 같다. 본 연구는 저속 성장종인 한협 3호도 암컷에서 지방이 더 많이 축적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가슴육의 수분, 조단백질, 조회분, 인 함량에서는 암·수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다리육의 수분함량에서는 수컷이 높았는데(P<0.01), 이는 암컷 도체의 건물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결과(Carrasco et al., 2014)와 유사하다. 사료에너지 수준도 가슴육의 지방함량에 영향을 미쳤는데, 그 영향 정도는 깔짚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톱밥구는 암·수 모두 저 에너지구의 지방 함량이 높아, 사료에너지 수준과 깔짚의 상호 작용이 있는(P<0.01)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료에너지 수준은 육계의 복강지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연구(Duarte et al., 2014)와는 다르다. 하지만 사료에너지 수준이 높아질 때 수컷의 지방 함량은 차이가 없었으나, 암컷의 지방 함량은 높아졌다는 보고(Dozier et al., 2011)와는 동일하다. 또한 고 에너지구의 수컷 가슴육의 칼슘 함량이 높았으나(P<0.05), 다리육의 경우 일반 성분 및 칼슘 함량 모두 처리구간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다리육의 수분과 인 함량은 암컷에 비하여 수컷의 함량이 높았고(P<0.01), 또한 다리육의 인 함량은 고 에너지구에 비하여 저 에너지구에서 높게(P<0.01) 나타났다.
닭의 성별, 품종, 깔짚의 종류, 깔짚의 길이, 사육밀도, 계분의 분포 그리고 사료성분 등은 닭의 foot pad score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Youssef et al., 2010; Zikic et al., 2017) 있다. 본 논문에 실제 측정 점수를 표로 나타내지는 않았으나 foot pad score는 처리구간에 차이가 없었다. 즉, 모든 처리구가 발바닥에 상처가 없거나 아주 경미한 변색, 가벼운 각화증 정도만 있는 foot pad score ‘0’으로 측정되었다. 본 연구 기간 중 건조한 날씨가 지속된 점, 환기와 난방 관리로 깔짚 상태를 건조하게 유지한 점, 깔짚의 입자도가 작았다는 점, 한협 3호가 비교적 운동량이 많은 점 등이 낮은 foot pad score를 나타내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 결과는 고속 성장 육계 수컷의 foot pad score가 암컷에 비해 높았다는 보고(Son, 2010)와는 차이가 있다. 이는 foot pad score에 미치는 깔짚의 영향력이 육계의 성장 속도나 활동량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적 요
사료 에너지 수준(고, 저), 깔짚 종류(왕겨, 톱밥), 성별(암·수) 등 세 요인을 각각 달리하여 한협 3호 육계(토종닭)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깔짚, 사료에너지 수준, 성별 모두 증체량에 영향을 미쳤고, 이들 요인 간 상호효과도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 사료섭취량에 차이가 나타났으나 깔짚이나 사료에너지 수준은 특정 일령의 사료섭취량에만 영향을 미쳤다. 사료요구율은 고 에너지 사료에서 낮았으나, 41∼75일령 사료요구율은 차이가 없었다. 지방 이외의 영양소 이용률은 모두 암컷에 비하여 수컷이 높았으며, 지방의 이용률은 성별에 상관없이 저에너지 사료에서 높았다. 가슴육의 색은 사료 에너지 수준과 성별에 따라 달랐고, 다리육의 TBARS가는 암컷에서 높았다. 가슴육의 지방함량은 암컷에서, 다리육의 인과 수분 함량은 수컷에서 높았다. 본 연구로 한협 3호에 대한 사료 에너지 수준, 특히 대부분의 증체가 이루어지는 41∼75일령 기간의 사료 에너지 수준을 설정할 때 암·수 간 차이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며, 56일령 이후 암컷에는 고 에너지 사료가 오히려 증체량이나 사료요구율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