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양계사료에 사용되는 원료사료는 주로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식물성 원료사료는 원료의 종류에 따라 단백질의 함량과 조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용 전 원료사료별 이용성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료사료의 이용성 측정은 크게 in vivo 방법과 in vitro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in vivo의 vivo는 ‘살아있는’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로 ‘생체 내’에서 실험을 할 때 사용하고, 이에 반대말인 in vitro는 시험관이라는 뜻으로 ‘생체 외’ 조건인 시험관내에서 실험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In vivo 실험은 원하는 실험동물을 선택하여 수행하기 때문에 실험결과에 대한 신뢰도와 대표성이 뚜렷하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in vitro 실험은 동물의 복잡한 체내 환경을 완벽하게 모사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지지만 동물실험에 비해 비용과 시간이 덜 소요된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실험동물들의 희생이 불가피한 동물실험에 대한 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동물의 영양소 이용성을 평가하고자 하는 실험수행에 제약이 될 수 있다. 최초의 in vitro 실험은 반추동물의 소화장관과 소화과정을 모방하여 조사료의 원물 소화율을 추정하기 위해 수행되었다(Tilley and Terry, 1963). 그 이후 단위동물에도 적용되었으며 돼지의 경우 in vivo 실험을 통해 추정된 소화율과 유사한 값을 추정할 수 있는 in vitro 실험방법 제시를 위한 실험이 다수 수행되었으며(Boisen and Fernández, 1995, 1997; Noblet and Jaguelin-Peyraud, 2007; Regmi et al., 2008, 2009; Losada et al., 2010), 실험의 단계(2단계 또는 3단계)와 방법(적정시간, pH, 및 온도)에서는 차이를 보였지만 체내 소화과정을 모방하기 위해 사용된 효소 및 시약의 종류와 농도에서는 유사함을 보였다. 반면 가금에서 수행된 in vitro 실험들은(Valdes and Lesson, 1992; Losada et al., 2009; Yegani et al., 2013; Van der Klis and Kwakernaak, 2014) 사용된 시약의 농도와 양에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in vitro 실험을 통한 육계에서의 정밀한 원료사료 평가를 위해서는 동물의 체내 소화과정을 모방하기위해 사용하는 시약의 농도와 양 및 배양시간 등의 실험방법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본 실험의 목적은 ‘체외실험을 통한 소화율과 동물을 이용한 소화율 간에 차이가 없을 것이다’ 라는 가설 하에 in vitro 실험을 통해 추정된 조단백질 소화율값과 23일령 육계의 in vivo 조단백질 소화율을 비교하고, 효소적 in vitro 실험을 통해 추정된 조단백질 소화율값을 이용하여 동물의 실제 조단백질 소화율을 추정하기 위한 추정식을 구하는 것이다.
재료 및 방법
In vitro 실험을 통해 추정한 조단백질 소화율과 비교하기 위해 23일령 수컷 육계(Ross 308)에서 측정한 외관상 회장 단백질 소화율값을 사용하였다(An and Kong, 2020). 이 실험에서는 1일령 이후부터 19일령까지 일반사료를 급이해준 뒤 4일간 대두박, 캐놀라밀, 및 옥수수주정박이 각 사료에서 유일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도록 배합한 실험사료 3종을 급이하였다. 실험종료일(23일령)에는 모든 개체들을 CO2로 안락사 하였고, 회장의 하부 2/3지점에 해당하는 회장소화물을 케이지별로 수거하였다. 외관상 회장 조단백질 소화율은 Kong and Adeola(2014)에 제시된 공식을 사용하여 계산되었다.
In vitro 실험에 사용된 원료사료들의 조단백질 함량은 27.4∼46.0%이었다(Table 1). 또한 본 실험에서는 원료사료의 조단백질 이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시료를 원료사료와 실험사료 두 가지를 사용하였다.
Item (%) | Feed ingredients | Mixed diets | ||||
---|---|---|---|---|---|---|
SBM | CM | DDGS | SBM | CM | DDGS | |
Dry matter | 97.2 | 97.6 | 96.5 | 96.9 | 97.3 | 95.9 |
Crude protein | 46.0 | 35.6 | 27.4 | 20.3 | 19.7 | 20.9 |
본 실험에서 수행한 2단계 소화율 측정방법은 돼지의 체외 소화율을 추정하기 위해 수행되었던 Boisen and Fernandez (1995)에서 제시한 방법 중 시약의 농도와 양 등을 닭의 소화시간과 체내 온도를 고려하여 일부 수정하였다. 한번의 실험반복 당 총 3반복(플라스크)으로 실험을 수행했다.
각 시료는 1.0±0.1 g 이 되도록 칭량한 후 125 mL 플라스크에 담고 25 mL phosphate buffer(0.1 N and pH 6)를 분주하였다. 1단계에서는 선위의 환경을 모방하기위해 0.2 N HCl을 10 mL 가한 뒤 1 mL의 pepsin solution(porcine pepsin 25 mg/mL; P-7000, Sigma-Aldrich, Oakville, Ontario, Canada)을 첨가하고, 0.5 mL Chloramphenicol(0.5 g/100 mL of ethanol)을 첨가해준 뒤 고무마개를 닫고 40°C에 4시간 동안 100 rpm 조건에서 진탕배양하였다. 이후 2단계에서는 소장에서의 소화과정을 모사하기 위해 10 mL 0.2 N phosphate butter (pH 6.8)와 5 mL 0.6 N NaOH를 분주하고 시료와 용액 혼합물의 pH를 6.8에 적정하였다(Mettler Toledo, FEP-20 pH Meter, Swiss). 직후에 1 mL pancreatin(25 mg/mL; P-1750, Sigma-Aldrich; solids from porcine pancreas) 용액을 분주하였다. 모든 용액을 분주한 후 1단계와 동일하게 고무마개를 닫고 40°C에 12시간동안 100 rpm 조건에서 진탕배양하였다. 이후 효소작용을 중지시키기 위해 20% sulfosalicylic acid 5mL를 플라스크별로 분주했다. 30분 뒤 플라스크에 있는 시약과 잔여물을 0.5 g의 celite가 균일하게 담긴 30 mL 유리 필터크루서블(Borosilicate glass 3.3; Ø: 3 cm; 입자크기/ISO 4793:40~100 μm/P100)로 천천히 옮겨 담고 여과기(FT 121 Fibertec, Foss, Denmark)를 사용해 잔여물을 수거하고 수거 과정에서 10 mL의 acetone으로 두 차례 그리고 10 mL의 ethanol을 두 차례씩 분주하여 지방소화과정을 모방하였다. 플라스크벽에 붙은 잔여물들은 0.5% sulfosalicylic acid 사용해 마저 여과시켰다. 수거된 잔여물들은 65°C에서 시료가 항량이 될 때까지 건조시켰다. 이후 건조된 잔여물들의 조단백질 함량을 분석하였다(KjeltecTM 8100, Foss, Denmark).
In vivo와 in vitro 실험을 통해 측정된 조단백질 소화율을 비교하기 위해 데이터는 SAS(SAS, 2002)의 GLM procedure를 이용하여 분산분석을 실시하였고 in vitro 실험을 통해 추정한 원료사료와 실험사료의 조단백질 소화율값 차이 비교는 Tukey’s HSD test를 적용하였다. 또한, 각 시료들을 이용한 조단백질 소화율 추정 공식은 REG procedure를 사용하여 구했다. In vivo실험의 경우 통계모델의 실험단위는 floor pen이었고, 체외 실험의 경우 하나의 실험 set를 실험단위로 하였다. 통계적 유의 수준은 P값이 0.05 이하일 때 유의하다고 판단하였다.
결과 및 고찰
현재 양계사료에 사용되는 원료사료의 영양소 이용성 평가를 위해 사용되는 방법에는 화학분석, 기존분석치(table value), 추정식, in vitro실험을 통한 측정, 근적외선 분광 분석기(near-infrared spectrometer; NIR), 및 in vivo실험이 있다 (Ravindran and Bryden, 1999; Zaefarian et al., 2021). 여러 방법들 중 화학분석을 통해 원료사료의 영양소 함량을 측정하여 in vivo실험을 통해 동물의 영양소 이용성을 측정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게 원료사료의 이용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윤리적인 문제, in vivo실험이 가능한 시설의 유무 및 실험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부족할 경우 이 방법을 통한 영양소 평가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Zaefarian et al., 2021). 따라서 in vivo실험 없이 원료사료의 영양소 이용성 평가를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은 in vitro실험을 통해 원료의 영양소 이용성을 측정하고 도출된 추정식을 통해 새로운 원료사료 혹은 실험사료의 영양소 이용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때문에 in vitro실험을 통한 추정식을 바탕으로 원료사료의 이용성을 예측하는 것이 table value를 이용하는 것에 비하여 좀 더 논리적인 방법이 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닭에서의 영양소 및 원료사료의 이용성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된 in vitro 실험은 돼지에 비해 연구결과가 부족하며 실험과정의 통일성이 부족하다(Table 2). 또한, 시약의 종류와 사용량 및 실험시간과 같은 분석방법의 다양성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소화장관의 길이, 소화물의 이동속도, 효소 분비량 및 효소의 활성 pH 등과 같은 닭의 소화기관에서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in vitro실험방법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재 in vitro실험을 통한 조류의 에너지 및 영양소 이용성은 품종과 성장단계에 구분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in vitro실험방법을 고안할 때 조류의 품종에 따른 차이(Huang et al., 2006)와 성장기간(An and Kong, 2022)에 따른 소화장관의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조류에서의 영양소 이용성 평가를 위한 in vitro실험방법은 돼지에서 사용된 방법을 차용하고 있다(Van der Klis and Kwakernaak, 2014). 하지만 조류는 돼지에 비해 성장시기별 소화장관의 발달정도와 체중 등에서 차이를 크게 보이기 때문에 닭의 성장과 소화장관 등의 특징을 고려한 측정방법이 필요하다. 본 실험에서 조단백질 소화율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2단계의 in vitro실험은 돼지에서 사용된 실험방법(Boisen and Fernandez, 1995)을 차용하였다. 여러 실험 조건(시료의 양, 단계별 소요시간, 시약의 농도, 및, 적정 pH 및 온도)하에서 예비실험(1단계: 2 및 4시간; 2단계: 4, 8, 및 12시간)을 진행하였고, 여러 측정값 중 동물실험을 통해 측정한 소화율을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을 선정하기 위해 도출된 추정식들의 결정계수(R2)가 가장 높은 방법(1단계 4시간; 2단계 12시간)을 선정하여 본 실험에 사용하였다.
본 실험에서 in vitro 소화율과 비교하기 위해 사용된 23일령 육계에서의 외관상 회장 조단백질 소화율은 이전 연구에서 측정된 값을 사용하였다(An and Kong, 2020). In vitro실험에서 원료사료의 단백질 이용성 평가 시 사용되는 시료의 종류는 측정된 in vitro 조단백질 소화율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Table 3). 이러한 결과는 2단계 in vitro실험을 진행했던 이전 연구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Boisen and Fernandez, 1995, 1997; van der Klis and Kwakernaak, 2014). 이는 in vitro실험에서는 생체내에서는 이용할 수 없는 열처리된 단백질과 같은 특정 펩타이드가 용해되고 거의 모든 가용성 물질들이 용해된다는 것과(Butts et al., 2012), in vitro실험을 통한 소화율 측정시에는 내생 단백질 손실량을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이 in vitro실험에서의 소화율이 동물을 이용해 측정한 소화율보다 높은 값을 갖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Boisen and Eggum, 1991). 하지만 이와 반대로 Huang et al.(2000)의 실험에서는 in vitro실험에서 측정된 조단백질 소화율은 돼지의 외관상 회장 소화율값보다 낮게 측정되었다. 이 실험에서는 nylon bag(Dialysis tubing cellulose membrane)을 사용해 생체내 상태를 모사하여 돼지에서의 원료사료의 소화율을 측정하였다. 이 실험에서 in vitro실험을 통해 측정한 조단백질 소화율이 낮게 측정된 이유는 아마도 사용된 실험방법의 차이와 nylon bag의 투과도로 인한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본 실험에서는 in vitro실험을 통해 측정된 조단백질 소화율과 in vivo실험을 통해 얻은 값이 서로 0.9 이상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Item (%) | AID2 of CP | ||
---|---|---|---|
SBM | CM | DDGS | |
In vivo | 84.3 | 72.2 | 72.3 |
In vitro | |||
A | 93.2 | 86.8 | 83.8 |
B | 93.0 | 86.7 | 79.1 |
SEM3 | 0.48 | 0.57 | 0.79 |
P-value4 (A vs. B) | 0.727 | 0.929 | 0.103 |
본 실험에서는 in vitro실험을 사용해 측정한 조단백질 소화율과 실제 육계의 외관상 회장 소화율과의 상관계수(r2)는 실험사료는 0.87 원료사료는 0.67이었다(Fig. 1). 또한, 회귀모델에서 잔차들의 표준오차를 의미하는 RSE값은 원료사료보다 실험사료 시료를 사용하였을 때 더 낮은 값을 보였다.

본 실험에서 얻어진 추정식을 통해 육계에서의 다양한 원료사료의 조단백질 이용성을 추정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보다 정밀한 추정식을 개발한다면 원료사료별 영양소 이용성 추정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in vitro실험을 통한 정밀한 추정식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원료사료의 사용과 in vitro실험 시 동물의 내생 단백질 손실량을 높일 수 있는 항영양인자의 존재와 원료사료내 섬유소 함량 (Moughan, 1999), 섬유소 공급에 따른 장내 미생물 활성과 소화물의 통과속도 변화 등과 같은 동물의 해부학적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